퇴원하는 날 문제가 생겼다
둘째가 갑자기 숨을 못 쉬었다
옷을 갈아입고 퇴원 수속을 했다. 조리원으로 가기 위해 연락을 하고 둘째 분유를 먹이라고 해서 남편이 먹이고 있었다. 갑자기 둘째가 얼굴 색깔이 달라지는 것 같았다. 점점 파랗게 변해가는 것 같았다. 왜 그러지? 간호사 선생님을 부르고 젖병을 뺐는데도 계속 둘째가 젖병을 빨고 있는 것처럼 보이고 숨을 못 쉬어 호흡곤란이 왔다. 바로 앞에서 간호사 선생님이 산소도 주고 해봤는데 둘째가 호흡을 못하면서 무의식 중에 젖병은 빨고 있었다. 너무 무서웠다. 꽤 긴 시간 동안 산소공급이 안 되어 청색증이 왔다. 너무 무서웠고 너무 걱정이 됐다. 아기를 낳기만 하면 괜찮아질 줄 알았는데 갑자기 둘째가 아팠다.
결국 둘째만 신생아중환자실에 입원하게 됐다. 엄마인 나는 둘째를 낳고도 아이를 홀로 신생아중환자실에 두고 친정으로 왔다. NICU라고 하더라. 신생아중환자실을 그렇게 부르더라. 처음 들어보는 단어였다. 첫째는 그런 적이 없었으니 처음 겪는 일이었다. 너무 속상하고 마음이 아팠다. 거기에 너무 걱정이 되어 엄청나게 울었다. 출산만 하면 끝날 줄 알았는데 전혀 아니었다.
하루에 두 번씩 병원으로 면회를 갔다
나는 친정에 며칠 있으면서 산후우울감을 눈물로 다 뽑아낸 것 같았다. 첫째 때도 산후조리원에 있을 때 별것도 아닌데 많이 울었었다. 조리원 선생님들이 엄마가 안 계신 줄 알았다고 했다. 산후우울감은 다들 많이 겪는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 나도 왜 그런지도 모른 채 자꾸 눈물이 나고 엉엉 울고 난리였다. 이번엔 둘째가 니큐에 혼자 들어가 있으니 너무 걱정되고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내가 주사를 많이 맞아서 그런 것 같았다. 그래서 굉장히 많이 울었는데 첫째가 많이 놀랄까 봐 아산병원 근처에 있는 산후조리원에 들어가서 면회를 다니기로 했다. 쉬고는 있었지만 마음은 전혀 편하지 않았다. 혹시 무슨 일이 있을까, 잘 있을까 걱정됐다. 몸은 회복해야 하는데 둘째는 병원에 있으니까 계속 병원으로 아이를 보러 다녀야 했다. 아침, 저녁에 정해진 시간에 면회가 가능했다. 가서 둘째 보고 우유 먹이고 간호사선생님한테서 둘째 상태 얘기 듣고 울고, 그렇게 며칠을 지냈다. 둘째가 괜찮은지, 숨은 잘 쉬는지, 얼굴색은 어떤지 그런 걱정이 머릿속에서 떠나질 않았다.
출산하고 나면 조리원에 있는 동안에는 아기 곁에서 같이 있을 줄 알았는데, 우린 따로 떨어져 있으니 그게 너무 이상하고 허전하고 속상하며 걱정됐다.
며칠을 그렇게 보내다가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청색증이 한 번 더 왔었는데 그 후로 다시 괜찮아졌다고 말씀해주셨다. 여러 가지 검사 결과도 알려주셨고 퇴원을 해도 된다고 말씀하셨다. 감사합니다. 인사를 하고 둘째를 꼭 끌어안고 퇴원을 시켰다. 그때부터 둘째에 대해 애틋함과 과잉보호가 시작되었나 보다. 사실 첫째를 과보호하면서 이것저것 많이 신경 쓰며 키웠어서 둘째는 조금 편하게 키운다고들 했다. 발로 키운다고~ 사람들이 그랬던 터라 나도 조금은 편하게 키우겠지 했었다. 청색증 때문에 호흡곤란이 왔던 아이를 발로 키울 수 있겠는가. 둘째는 몸무게가 3.66kg이었지만 조금 미숙했던 게 아닌가 생각했다. 내가 아파서 주사까지 맞았으니 혹시 그 영향이 간 건 아닐까 싶어 많이 자책했고, 이렇게 둘째 때도 과보호가 시작되었던 것 같다.
(나중에 찾아보니 내가 맞았던 헤파린 계열 주사 자체가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단정하긴 어렵다고 했다. 너무 놀라고 미안한 게 많아서 그때는 뭐든 내 탓처럼 느껴졌던 것 같다.)
실밥 제거도 쉽지 않았다
조리원에 있을 때 주사를 맞고 있었기 때문에 실밥 제거도 조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동네병원에 가서 실을 제거하려고 했는데 거기서는 혹시 지혈이 안 될까 봐 실밥 제거를 할 수 없다고 했다. 결국 다시 아산병원 산부인과 외래로 가서 실밥을 제거해야 했다.
출산도 했고 몸도 회복 중인데 또 병원을 가야 한다는 게 너무 힘들었다. 둘째는 둘째대로 걱정되고 실밥 문제까지 생기니 정말 너무너무 화가 나고 답답했다. 그리고 실밥을 제거해주시는 교수님께서 말씀하시길, 레지던트 선생님들이 마무리로 꼬매는 걸 엉터리로 꼬매서 실밥이 꼬였다고 하셨다. 너무 안 풀려서 마구 잡아당겨서 뽑아주셨다. 그 십여 분간의 고통이 어마어마했다. 교수님께서 레지던트 선생님들을 혼내주시겠다고 농담을 하셨는데 진짜 그러시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괴로웠던 시간이었다.
여기서 잠깐
신생아 청색증은 왜 위험할까?
청색증은 피부나 입술이 파랗거나 회색빛으로 보이는 상태를 말하는데, 혈액에 산소가 충분하지 않을 때 나타날 수 있다고 한다. 특히 아기가 숨쉬기 힘들어하거나 얼굴색이 급격히 변하면 단순한 색 변화로 넘기지 않고 바로 의료진이 확인해야 하는 신호일 수 있다. 실제로 입술이나 피부가 갑자기 파랗거나 회색으로 변하고 호흡곤란이 함께 있으면 즉시 도움을 받아야 한다고 안내하는 자료도 있었다. 그날 내가 눈앞에서 본 장면이 왜 그렇게 무서웠는지 나중에 자료를 보니 조금은 이해가 됐다.
출처: NHS - Blue or grey skin or lips (cyanosis)
NICU는 어떤 곳일까?
NICU는 신생아중환자실을 뜻한다. 태어나자마자 호흡, 체온, 수유, 감염 같은 문제를 더 세심하게 봐야 하는 아기들이 들어가는 곳이라고 한다. 부모 입장에서는 아기를 바로 품에 안고 함께 있어야 할 시간에 떨어져 있어야 하니 낯설고 충격적이지만, 그만큼 집중해서 상태를 보고 필요하면 바로 처치할 수 있는 공간이라는 뜻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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