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비루틴 1. 아이 비염 때문에 만들어진 우리 집 상비 루틴

아이 아플 때 우리 집이 해왔던 케어 방법

첫째 비염이 심해지면서 우리 집만의 상비 루틴이 생겼다

어릴 때부터 첫째 비염이 심했다. 아주 어릴 때는 코에 피지오머 베이비를 뿌려주고 먹는 약만 처방해줬었는데, 그때는 그게 우리가 할 수 있는 거의 전부였던 것 같다. 콧물이 줄줄 흐르거나 코가 막혀도 일단 약을 먹이고 조금이라도 편하게 숨 쉬게 해주는 정도였다. 그런데 아이가 크면서 알게 된 사실은 비염은 그냥 재채기하고 콧물만 나는 병이 아니라는 것이다. 코가 막히면 잠을 못 자고, 계속 입으로 숨을 쉬다 보면 목이 마르고 아프고, 코막힘이 심한 날은 답답해서인지 머리까지 아프다고 했다.

고학년이 되고 비염이 점점 더 심해지니까 자주 가는 소아청소년과에서 다른 상비약들을 처방해주셨다. 잠잘 때 1알씩 씹어먹는 싱글레어랑 코점막에 뿌리는 아바미스 나잘 스프레이였다. 병원에서는 한 상자씩 처방해주시며 장복해도 괜찮고 비염이 심할 때마다 먹이라고 하셨다. 그 뒤로는 우리 집에도 나름의 기준이 생겼다. 아이가 그냥 콧물이 조금 나는 정도인가, 아니면 코점막이 너무 부어서 코로 숨을 쉬기가 힘든 정도인가, 밤에 자려고 누우면 코막힘이 더 심해지는지, 목까지 같이 아픈지, 두통까지 왔는지를 보면서 그때그때 다르게 대처하게 됐다.

특히 코점막이 너무 부어서 코로 숨 쉬기가 힘들 땐 아바미스 나잘 스프레이가 꽤 도움이 됐다. 잘 흔들어서 아이 콧속에 넣고 뿌려주면 답답해하던 아이가 조금 기다리면 천천히 숨쉬는 게 나아지는 게 보였다. 비염 때문에 코가 막혀서 두통까지 올 때나 정말 코로 숨을 쉴 수가 없는 상태일 때는 나잘 스프레이를 뿌려야만 아이가 조금 괜찮아졌다. 비염이 오면 숨을 못 쉬어서 그런지 다크서클까지 생겼다. 스프레이를 많이 뿌리는 건 또 걱정되긴 하지만, 정말 심각할 땐 뿌리는 게 아이 컨디션 유지를 위해 훨씬 좋은 선택이었다. 내 귀로 들려오는 아이 숨소리, 내 눈에 보이는 아이 안색이 정말 달라질 정도로.

알레르기가 심한 첫째의 경우 일 년에 네다섯 번 정도 비염이 심해져서 많이 힘들어했다. 계절이 바뀌거나 꽃가루가 날리거나 미세먼지가 심할 때면 어김없이 코가 먼저 반응했다. 그래서 소아과 선생님도 약을 상비약처럼 두고 필요할 때마다 사용하고 심할 땐 병원에 오라고 말씀하셨다. 무조건 병원부터 달려가기보다는 집에서 먼저 해볼 수 있는 걸 해보고, 그걸로 버텨지지 않을 만큼 심해지면 병원에 가는 식의 기준이 생긴 것이다.

코가 막히면 목까지 아프고 결국 밤이 제일 힘들었다

가끔 코로 숨을 못 쉬어서 목이 아플 때가 있었다. 계속 입으로 숨을 쉬니까 목이 따갑고 아프다고 했다. 그럴 때는 탄튬이라고 목에 뿌리는 스프레이를 처방받았는데, 자기 전에 뿌리고 자면 그나마 조금 편해했다. 거기에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의 해열진통제가 효과가 있을 때도 있었다. 열이 나지 않아도 목 통증이나 두통이 심하면 밤에 더 아파서 깨기가 일쑤였는데, 그런 날은 약을 먹고 나야 겨우 잠이 드는 경우도 있었다. 아이가 잠을 제대로 못 자면 다음 날 더 아플까봐 밤에 얼마나 편하게 재우느냐가 중요했다.

이런 약들이 있다고 해서 모든 날이 편하게 지나간 건 아니었다. 어떤 날은 약을 먹어도 바로 낫지 않았고 어떤 날은 코가 막혀서 한밤중에 깨기도 했다. 그래도 예전처럼 매번 당황하진 않게 됐다. 내가 대신 아파줄 수도 없고 아이가 아프면 그렇게 마음이 아팠는데, 적어도 내가 해줄 수 있는 게 있다는 게 그나마 다행이었다.

기침이 심할 때는 MIDAS 기기도 자주 꺼내 썼다

그리고 내가 열심히 검색해서 알게 된 MIDAS라는 기침 치료 겸 코세척용 기계도 있었다. 기침이 많이 날 때는 호흡기 치료를 하기도 했고 콧물 흡입도 됐고 식염수를 이용해 콧속을 세척하고 헹궈주는 용도로도 쓸 수 있어서 애들 아플 때 꽤 자주 썼다. 정확히는 병원에서 하는 것처럼 거창한 치료는 아니었지만 코가 너무 막혀 있거나 콧물이 끈적해서 답답해할 때 식염수를 같이 써주면 콧속이 막혀 있던 게 조금 나아지고 숨쉬는 게 한결 편해지는 느낌이 있었다. 특히 아이가 코를 잘 못 풀거나 밤에 코막힘 때문에 더 힘들어할 때는 그런 기구의 도움이 꽤 컸다. 오후에 병원에 가서 콧물을 흡입하더라도 저녁에 잘 시간이 되면 바로 콧물이 다시 차 있으니 잠 자기 직전에 콧물을 빼주면 얼마나 편할까 싶어서 집에 들이게 된 효자제품이었다.

물론 기침을 많이 할 때는 네블라이저로도 효과가 좋았다. 병원에서 처방받은 1회분 포장된 풀미칸 같은 약을 담아서 호흡기 치료를 해주면 잠잘 때 기침도 훨씬 덜 하고 잠도 잘 잘 수 있었다. 물론 이런 기계가 있다고 해서 다 해결되는 건 아니었다. 언제는 처방받은 물약이 더 잘 들었고, 언제는 코 스프레이가 더 낫고, 매번 달랐다. 결국 중요한 건 우리 아이가 그날 어떤 상태인지 보는 거였다. 기침이 주된 문제인지, 코막힘이 더 심한지, 목까지 아픈지, 잠을 얼마나 못 자는지를 보면서 대처방법도 달라졌다. 엄마가 열심히 공부할 수밖에 없었다.

아이 아플 때의 불안은 줄지 않아도 덜 당황하게 되었던 것 같다

나는 예전에는 병원에서 약을 받아오면 그냥 시키는 대로만 먹였다. 그런데 첫째 비염이 심해지면서부터는 약 이름과 역할도 어느 정도 보게 됐고, 어떤 약이 아이한테 잘 맞는지 메모해두게 됐다. 같은 비염이어도 그때그때 아이 상태가 다르다 보니 그날의 상태를 보고 조금씩 다르게 대응하게 된 것이다. 그렇게 하다 보니 아이 아플 때의 불안이 완전히 없어지진 않아도 올게 왔구나, 또 왔구나 싶으면서 적어도 덜 당황하게는 됐다.

지금 돌아보면 이런 것들도 다 아이를 키우면서 몸으로 배운 것들이다. 비염은 그냥 콧물감기라고 생각했었는데 아이가 잠을 못 자고 먹는 것도 힘들어지고 생활이 흔들릴 정도였다. 그래서 우리 집은 막상 비염이 심해지면 약과 스프레이와 식염수와 잠자리까지 총동원해서 버티게 되었다. 완벽한 방법은 아니더라도 이렇게 하루하루 버티면서 힘든 시간을 함께 이겨냈고, 그렇게 우리 집만의 케어 방식이 만들어진 것 같다.

여기서 잠깐

알레르기 비염은 왜 잠까지 방해할까?

알레르기 비염은 재채기나 콧물만의 문제가 아니라 코 안 점막이 붓고 코막힘이 심해지면서 잠을 방해할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가 낮보다 밤에 더 답답해하고, 자주 깨고, 다음 날 피곤해하는 식으로 이어질 수 있다.

출처: HealthyChildren - Allergic Rhinitis: All About Nasal Allergies in Children

코에 뿌리는 스프레이는 왜 꾸준히 써야 할까?

아바미스 같은 플루티카손 계열 비강 스프레이는 알레르기 비염 증상을 예방하고 줄이는 데 쓰이는 스테로이드 약이라고 한다. 코 안의 붓기와 코막힘, 재채기, 콧물 같은 증상에 도움을 줄 수 있고, 필요할 때 한 번만 쓰는 것보다 일정하게 쓰는 게 더 효과적일 수 있다고 한다.

출처: NHS - About fluticasone nasal spray and drops

싱글레어는 어떤 약일까?

싱글레어의 성분인 몬테루카스트는 천식이나 알레르기 비염에 쓰이기도 하는 약이다. 다만 미국 FDA는 이 약에 신경정신과적 부작용과 관련한 강한 경고를 두고 있고, 특히 알레르기 비염에는 꼭 필요한 경우에 더 신중히 보라고 안내하고 있다. 그래서 아이가 복용할 때는 평소와 다른 반응이 없는지 보호자가 잘 보는 게 중요하다.

출처: FDA - Boxed Warning about serious mental health side effects for montelukast

생리식염수는 왜 자주 쓰게 될까?

생리식염수 분무나 세척은 약이 들어 있지 않아도 코 안을 촉촉하게 하고, 점액을 풀어주고, 알레르기 원인 물질을 씻어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고 한다. 그래서 아이가 코막힘이나 콧물 때문에 힘들어할 때 집에서 먼저 해보는 방법으로 많이 쓰게 된다.

출처: HealthyChildren - Allergic Rhinitis: All About Nasal Allergies in Children

출처: HealthyChildren - Caring for Kids with Colds & Flu: Simple Remedies to Ease Symptoms

풀미칸 네블라이저는 어떤 약일까?

풀미칸 레스퓰은 부데소니드 성분의 흡입 스테로이드로, 1회분씩 담긴 앰플 형태로 네블라이저에 넣어 쓰는 약이라고 한다. 기도 쪽 염증을 가라앉히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지만, 갑자기 숨이 찰 때 바로 증상을 멈추게 하는 응급약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한다.

또 흡입 뒤에는 입안을 헹구는 것이 권고되고, 사용하는 기계 종류와 방법도 처방받은 대로 따르는 게 중요하다고 한다.

출처: FDA - Pulmicort Respules prescribing inform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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